님 안녕하신가요?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또는 하루의 시작점에 있으신가요?
저는 퇴사 후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있는 에디터 워니에요.
님은 여행을 좋아하시나요? 여행을 간다면 어디로 누구랑 가고 싶으신가요?
저는 최근 2주 정도 발리 여행을 다녀왔어요. 3년 전부터 비건 지향을 실천하고 있고 요가에도 관심이 많은 저에게 발리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였거든요. 저의 여행 메이트는 가영, 저의 엄마예요. 보통 모녀가 함께 여행을 가면 마음이 맞아 가기보단 한 명이 마지못해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와 엄마는 여행 스타일이 잘 맞는 좋은 여행 메이트예요. 특히 음식 취향이 비슷하고 둘 다 먹는 것에 진심이기 때문에 먹방 여행을 떠나기 제격이죠. 덕분에 이번 발리 여행도 하루에 4끼를 먹는 찐 먹방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어요. 대신 여행 후 체중계의 앞자리 수가 바뀐 건 안 비밀이에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홀리트리라고 불리는 반얀나무였어요.
혹시 반얀나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발리 우붓에 온 첫날, 해가 쨍쨍했던 날, 인도도 없는 울퉁불퉁한 차도를 열심히 걸었어요. 며칠 전부터 찜해둔 한식당에 가는 길이었거든요. 설레는 마음과는 별개로 바지와 옷이 땀으로 젖어 끈적해지고 있던 그때, 그 나무를 만나게 되었어요. 또렷이 기억나요. 주차장도, 사람 사는 집도, 상점도 없는 공터에 나무 한 그루가 덩그러니 자라있었어요. 마치 나무 한 그루가 아닌 여러 나무가 얽힌 것 같은 신비한 모습에 발걸음을 멈추고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죠. 나뭇가지 사이로 여러 갈래의 갈색 뿌리가 내려와 허공에 흔들리고 있었고 푸른 잎이 난 가지는 높고 넓게 옆으로 퍼져있었어요. 바람이 불면 파도가 치듯 스와아아아 하는 소리와 함께 나뭇잎과 가지에서 내려온 가느다란 기근이 차례대로 흔들렸어요. 멍하니 나무 그늘에 서서 흔들리는 나무를 바라보았어요. 더위도 배고픔도 잊고 그저 평온한 마음이 들었죠.
후에 알게 된 그 나무의 이름은 반얀나무였어요. 반얀나무는 발리에서 신성한 나무로 여겨 자르지 않고 자라나는 대로 둔다고 해요. 가지에서 기근이 내려와 땅에 닿으면 나무 기둥에 천을 두르고 홀리트리로 여기는데 사람들은 홀리트리가 마을을 지켜주고 소원을 이뤄준다고 믿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