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티끌만 한 안부를 건네러 왔어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이제는 더위도 한풀 꺾인 것 같아요. 벌써 가을이 찾아온 걸까요. 요즘 저는 꽤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쏟아지는 작업에 자주 밤을 새우고, 틈새를 활용하려 어디든지 노트북을 이고 다녀요. 노트북 가방이 이제는 제 등껍질처럼 뗄 수 없는 것이 되었답니다.
바쁘게 지내다 보면 할 일이 있는 인생이란 꽤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늘어지지 않을 수 있고, 자기효능감도 쌓을 수 있게 되니까요. 어쩌면 바쁜 상황을 즐기고 있을지도… 그런데 한편으로는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에 긴장과 부담이 쌓이면서 천천히 회고할 시간이,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을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하지만 할 일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 법! 거센 파도처럼 밀려오는 작업 위에서 휩쓸리지 않고 오래오래 서핑을 하려면,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입니다. 저의 중심 잡기는 아주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는데요. ‘나는 능이버섯이다.’라고 되뇌는 것이죠. 능히, 해낼 수 있다는 의미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