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티끌만 한 안부를 건네러 왔어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연일 더운 날씨로 바깥에 나가는 것이 두려운 요즘입니다. 지난 7월 27일,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는 끝, 이제는 지구가 끓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는데요. 분명 어릴 적부터 ‘온난화 때문에 지구가 아파요ꌩ-ꌩ’라는 이야기를 줄기차게 들었는데, 나아진 건 없고 나빠지기만 했다니… 인류의 발전은 발전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이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네요!
오늘은 수많은 기후위기 이슈 중에서 ‘옷’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우리는 언제 옷을 살까요? 옷장을 열었는데 입을 옷이 없다고 느낄 때?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옷이 마음에 들 때?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 옷가게 앞을 지나다 시선이 가는 옷을 만났을 때? 언제 사더라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옷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손에 들어오는지는… 모르죠! 우리가 입는 옷은 생산, 유통, 소비, 폐기 등 전 과정에서 환경에 엄청난 임팩트를 줍니다. 패션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어요. 게다가 매년 천억 벌에 달하는 의류가 생산되는데, 그중 73%는 버려져 매립되거나 소각됩니다.
입지도 않을 옷을 이렇게나 많이 생산하게 된 것은 ‘패스트 패션’의 시대가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패스트 패션은 유행에 맞춰 빠르게 제작, 유통되며 저렴한 가격이 특징인데요. 우리가 알고 있는 자라, H&M, 유니클로, 스파오, 에잇세컨즈 등 SPA 브랜드가 싼 가격에 매주 새로운 옷을 선보이는 것이 패스트 패션 그 자체입니다. 인터넷 쇼핑몰도 마찬가지고요. 값싸고 유행에 맞는 옷은 소비를 부추기고 빠르게 버려집니다. 유행이 지나거나 질이 좋지 않아서 금방 뜯어지거든요. 인터넷 쇼핑몰 상품 리뷰를 보면 ‘휘뚜루마뚜루 한 철 입기 좋다.’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생산 과정부터 오래 입을 수 있도록 고려하지 않고 ‘휘뚜루마뚜루’ 만들어냈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버려지는 옷들은 약 5%만 빈티지 의류로 재활용되고, 80%는 수출, 15%는 버려집니다. 헌옷수거함에 옷을 넣으면 재활용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대부분 수출된 뒤에 버려져요. 칠레 사막에는 ‘쓰레기 옷 산’이 있는데 전 세계에서 버려진 옷들이 모여 산을 이룬 곳이에요. 인공위성으로 포착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합니다. 이렇게 모인 옷은 생분해되지 않고, 플라스틱만큼 강한 독성 때문에 합법적으로 매립할 수도 없어요. 패션산업의 수많은 문제점 중에서 간단한 몇 가지만 짚었는데도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