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도로, 골목, 곳곳에 노란색 '학원 차'가 정말정말 많다는 것이에요. 태권도, 수영, 미술, 줄넘기 뿐 아니라 영어, 수학, 논술, 종합학원 등 오후 시간을 온갖 학원에서 보낸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란색 승합차 '학원 차'들이 학원과 아파트 단지를 바쁘게 오가고 있습니다. 이 동네의 오후 다섯 시 도로는 '학원 차'가 장악했는데, 그만큼 이 주변에 학원도 많고 학원에 다니는 어린이들도 참 많다는 증거겠지요.
좀 더 상상과 감상을 덧붙여 보자면, 5시 쯤 학원차가 동네를 돌아다니며 어린이들의 귀가를 돕는 모습이, 놀이터에서 저녁 시간까지 놀고 있으면 들려오던 '저녁 먹게 들어와~'라는 부모님의 목소리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집에서 저녁 시간을 보낼 때라는 신호이니까요. 그러고 보니, 학원(성적 향상을 위한 교과목 학원은 성격이 조금 다르겠지만요.)도 동네 아이들이 방과 후 모여 노는 놀이 공간, 혹은 돌봄 공간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고 언제나,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놀이공간과 등록된 인원만이 '학원차'로 드나들 수 있는 놀이공간은 엄밀한 차이를 가지겠지만요.
님의 동네는 오후 다섯시에 어떤 풍경인가요? 오후 다섯시의 풍경과, 오전 여덟시의 차이는 어떤가요? 어떤 존재가 특히 눈에 띄나요? 오늘, 님이 자주 다니는 동선의 곳곳을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그리고 새삼스러운 것이 있는지 찾아보시는 건 어떤가요? 익숙한 동네에서 발견하는 낯선 풍경에 귀갓길, 산책길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질지도 몰라요.
조금만 걸어도 끈적끈적해지는 여름이지만, 그럼에도 산책을 권하는
규 보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