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것들
우리는 필연적으로 걷습니다. 그리고 봅니다. 걸으며 무언가를 항상 봅니다. 저는 그 무언가 중에서도 길에서 우연히, 특별히, 수상하게 만난 것들을 자주 기록하곤 하는데요, 오늘 몇가지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답장으로 여러분이 길에서 만난 것들을 보여 주신다면 너무 기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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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는 집가는 골목에서 발견한 녀석이에요. 예쁜 민트색이었고 금방이라도 미녀와 야수의 가구들 처럼 움직일것만 같았어요. 위에 올려져 있는 빗자루로 바닥을 마구 쓸면서 말이죠. 제가 지나갈때만 잠시 멈춘 것 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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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는 녹양동에서 발견한 친구예요. 며칠, 몇 주 동안 계속 있더라구요. 조화라 광합성을 할 필요도 없었을텐데 밖에 계속 나와있는게 수상했어요. 누구도 가져가지도 않고 버린 느낌도 아니었고… 진짜 꽃이 되어보려는 노력중이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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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는 가능동 5공영 주차장에 있는 녀석이었어요. 걷다가 조금 쉬어보라는 듯이 멀쩡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었어요. 저는 힘들진 않아서 앉아보진 않았는데, 누군가는 쉬어봤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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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는 의삼동길에서 본 뚠냥이에요. 여러 가게 사장님들께 보살핌을 받는 아주 귀여운 녀석이죠. 하품을 아주 크게 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굉장한 락스타입니다. 언제 하품을 했냐는듯 입을 다문 모습도 뻔뻔하고 귀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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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들도 집가는 길에 보았어요. 마치 버려진 둘이 서로 위로가 되는 듯이 꼭 붙어 있는 모습이 괜히 뭉클했어요. 이건 제 감정이니 실제로 저 둘이 어떤 상태였는지는 저들만 알겠죠. 제가 이때는 조금 위로가 필요했나봐요. ㅋㅋ 아무튼 둘이 의지가 되는 시간을 보내다 갔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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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산책을 하다가 쉬려고 앉은 벤치에서 본 조화들이에요. 왜 저기에 들어가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보는 신기한 모습에 잠깐의 쉼이 더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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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가능역에 가는데 보게 된 강아지예요. 동네에서 처음 보는 친구이기도 했고, 목줄 없이 집을 혼자 나온듯 해서 걱정스러웠는데, 바로 앞에 있던 부동산 강아지였던 것 같아요. 안에서 마치 장난치는 듯이 지켜보고 계시더라고요. 얼릉 들어가 엄마 말 잘듣고 !! 얼릉 들여보내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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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강아지와 산책 중에 보게된 요상한 풍경이에요. 티백만 여기에 걸려있는 것도 이상했고.. 여기에 굳이 버리게 된 상황도 아무리 생각해도 요상했죠. 혹시 나무에서 티백이 열린것은 아니겠지. 하는 요상한 생각으로 또 사진을 찍어 기록해보았어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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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길에서 만난 것들을 모아보니 저는 대체로 만난 것들에게 어떤 감정을 이입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 장면으로 오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궁금하고 이후엔 어찌될지도 궁금해요. 저는 mbti가 s라 상상은 잘 하지 않는 편인데, 길에서 만난 친구들에게만은 예외가 되어서 스스로도 좀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길을 걸을 때 만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상상 해보시는 편인가요? 이런 적이 없으시다면 이번 주에는 조금의 상상력과 느림을 가지고 길을 걸어 보세요. 매일 걷던 길도 재미있는 동화 속 처럼 느껴질지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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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로컬 매거진 [UP]은 의정부의 고유한 문화, 시민들의 삶을 기록하고 일상을 재조명합니다. 단순히 의정부를 소개하는 잡지가 아닌 81.54만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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